
<죽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의 작가 최준식 교수는 국내 죽음학 연구의 선구자이자 종교학자로,
이전에 읽은 책 <무교-권력에 밀린 한국의 근본신앙>을 쓰기도 했다.
이 책의 부제는 '후회없는 삶을 위한 56가지 문답'이다.
한 페이지에 글자 수가 적고, 글은 진솔하고 이해하고 쉽게 쓰여서 잘 읽힌다.
죽음 하면 떠오를 법한 생각과 감정들에 대해서, 삶과 죽음의 본질은 무엇일지에 대해
작가는 독자 옆에 앉은 것처럼 담담히 말을 건넨다.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본 사람은 삶을 충실하게 살아낼 수 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우리는 삶의 모습이 언제까지든 지금과 같을 거라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며 항상 '어떻게 해야 더 잘 살까'를 고민하지만,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하루하루 삶보단 죽음과 더 가까워진다. 그러면 그제서야 어떻게 해야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지 서투른 고민을 하게 된다.
20, 30대부터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으며
두려움없이, 천천히 자신의 죽음을 다루고 준비하는 연습은 우리로 하여금 삶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고, 타인과 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다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인생에서 그 목적지는 바로 '인격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요.
모든 인간이 내적으로 지니고 있는 삶의 보편적인 과제는 바로 자신의 인격을 다듬고 완성해가는 것입니다.
-p84
우리가 일상에서 늘 죽음을 가깝게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우리가 죽음을 인정하는 순간, 살아야 할 이유를 다시 묻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이 도덕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지요.
인간은 죽음 뒤에 어떤 세계가 있다는 전제를 떠올려야만 비로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윤리적 물음을 붙들 수 있습니다.
칸트는 인간 사회에서 도덕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사후세계의 존재와 도덕적 심판자의 존재입니다.
이 두 가지가 없다면, 인간이 선하게 살아야 할 이유는 사라집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면, 도덕도 결국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 말은 천국이나 지옥 같은 종교적 관념에 갇히자는 뜻이 아닙니다.
모든 종교와 철학의 근저에는 '죽음 이후에도 삶의 의미와 윤리적 결과는 계속된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이 믿음이 바로 인간이 도덕과 윤리를 지키며 살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됩니다.
죽음 이후에도 책임이 이어진다고 믿을 때, 우리는 삶을 더 신중하게 대하게 되지요.
-p86
가볍게 읽으며 성찰해보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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