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 리뷰할 책은 돌베개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는데요.
과학기술학자 임소연 작가가 쓴 <강남 성형외과 참여관찰기: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입니다.
책 제목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임소연 작가는 직접 청담의 한 성형외과에서 코디네이터로 3년간 일하며 참여관찰 및 연구를 진행하였어요.
또한 스스로 성형수술을 받고, 수술 직후부터 자신이 경험한 과정과 결과,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담아냄으로써, 아무도 말하지 않는 성형수술의 <어떻게> 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지요.
...성형수술을 '왜' 하는지에만 관심이 있고, '어떻게' 하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지? 어째서 많은 연구가 성형수술의 동기에만 관심이 있고, 성형수술의 과정과 결과에는 관심이 없지? (p229)
이로써 그는
살과 몸에 대한 보편의 이야기,
성형수술의 이야기가 몸을 바꾸는 기술 일반의 이야기의 첫 장을 열고자 했어요.
이렇게 작가가 "성형수술의 전반적인 과정을 이야기하고, 또 이 이야기를 성형수술을 받는 여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자, 이런 이야기의 장을 활성화하자!" 라고 말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론
어떤 정치적 신념, 이데올로기, 사회적 의미 등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받지 않기도 하는 복잡한 우리 "몸", 우리 "살"을 입체적으로, 다차원적으로 보다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성형수술을 선택한 여성들뿐만 아니라 성형수술을 하는 의사들, 그리고 성형수술한 사람들과 관계맺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즉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이죠.
가장 단순하게 말한다고 해도 성형수술과 관련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 차원의 몸이 존재한다. 생물학적인 몸, 외부에서 관찰하는 몸, 그리고 외부와 상호작용하는 몸. 성형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의 생물학적 몸이 가지고 있던 해부학적 구조를 바꾸는 것이고, 우리가 거울이나 사진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몸의 겉모습을 바꾸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주의 사람들과의 자기 사이의 관계를 바꾸는 것이다. 다른 이의 성형수술을 평가할 때 평가 대상이 되는 몸은 보통 두 번째 차원, 즉 보이는 몸의 차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몸의 해부학적 구조나 생리현상을 느낄수 없으며 그 사람이 세상과 맺는 관계도 다 알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성형수술은 단순하다. 예뻐졌거나 그렇지 않거나.
하지만 나의 몸은 다르다. 성형수술을 통해서 '내가 예뻐졌다'고 생각하려면 여러 차원에 존재하는 몸에 대한 평가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 뼈의 위치와 모양이 바뀌었지만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이 예쁘지 않다면 과연 예뻐졌다고 느낄 수 있을까? 사진으로 보면 예뻐진 것 같은데 주위 사람들이 "예전이 더 예뻤다"고 말한다면 과연 수술이 만족스러울 것인가? 혹은 모두가 예뻐졌다고 부러워하는데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거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과연 행복할 것인가? 남이 수술받은 것은 그저 그 사람의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될 일이지만, 자신이 수술을 받게 되면 예뻐지기란 이렇게 복잡한 일이 된다. (p190-191)
이 책을 읽으면서, 첫 장과 둘째 장 모두 재밌게 읽었지만 개인적으로 셋째 장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세요! 성형수술을 고민해본 적 있을 경우,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답니다. ㅎㅎ
그럼 목차를 소개해드릴게요.
프롤로그: 성형수술과 내가 얽혀버린 이야기
I.
-청담성형외과에 들어가다
-예쁜 얼굴의 기준은 무엇인가
-과학의 미, 미의 과학
-수술실 스펙터클
-누가 성형외과 의사를 욕하는가
-코리안 스타일 vs. 강남 스타일
-'성형괴물' 또는 한국의 오를랑
II.
-성형의 폭력
-사이보그가 되기 위해 현실적으로 생존하자
-성형 후 디스포리아
-어떤 나쁜 대상화
-여자가 된 느낌
III.
-성형수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포스트휴먼 시대의 에티켓
-살 선언(Flesh Manifesto)
에필로그: 선택 이후의 삶
마지막으로 이전에 감명깊게 읽은 성형에 관한 또 다른 책,
이주혁 의사의 <성형을 생각하는 당신에게>를 추천하며 책리뷰 를 마칩니다.
이 책 또한 성형을 생각해보고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과학기술과 인간의 깊은 관계맺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훌륭한 책이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그럼 다음 리뷰에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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