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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시집 책리뷰

by yeonks 2026. 8. 9.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은 류시화 시인이 국내,해외 무명씨들의 시들을 모아 엮은 잠언 시집이다.



이문재 시인은 이 시집의 제목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의 제목처럼 가정법의 삶은 자신이 살아온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으로 우선 읽히는 듯하지만 이 후회와 반성은 곧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로 거듭난다. 가정법의 문장을 구사하지 않는 삶처럼 메마르고 황폐한 삶이 또 어디 있으랴.


'자기 성찰'이 있기에 후회와 반성이 있고, 그런 여러 감정들을 느끼고 사고하는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얻게 된다. 따라서 삶에 있어 '자기 성찰'이 중요하다는 뜻인 거 같다. 

​한편, 이 시집에 나오는 '다른 길은 없다'라는 시는 
이 후회되고 반성되는 삶이 우리 자신을 성장시키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하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말한다.



<다른 길은 없다>

...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영혼이 절벽을 올라왔음도 알아야 한다.

그 상처, 그 방황, 그 두려움을

그 삶의 불모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지치고 피곤한 발걸음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처럼 성장하지도 못했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갖지 못했으리라.

그러므로 기억하라.

그 외의 다른 길은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을.

자기가 지나온 그 길이

자신에게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

​-마르타 스목 

​​
위 시는 세상을 살면서 내가 느꼈던 두려움, 고통, 상처들은 내가 결코 피할 수 없었던 것들이라고 한다. 내가 겪어야만 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즉,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란 가정은 성립될 수 없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석하니 후회와 반성으로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지고, 따뜻한 위로를 받는 기분이다.


이렇든 저렇든 "내 삶을 잘 돌아보되, 그렇게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나를 성숙하게 한 삶이기 때문에." 라고 정리할 수 있을 거 같다.


이상으로, 인상깊었던 시 3편을 공유하며 책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젊은 수도자에게>

​고뇌하는 너의 가슴속에만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모든 마당과

모든 숲

모든 집 속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에서

모든 여행길에서

모든 순례길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길에서

모든 철학에서

모든 단체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행동에서

모든 동기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에서

그리고 모든 말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마음속의 광명뿐 아니라

세상의 빛줄기 속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색깔과 어둠조차

궁극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진정으로 진리를 본다면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광활한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도 

진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스와미 묵타난다(20세기 인도의 성자)





<벼룩>

그대 벼룩에게도 역시 밤은 길겠지.

밤은 분명 외로울 거야.

​-이사(18세기 일본 선승)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어느날 나는 그와 함께 식당으로 갔다.

식당은 손님으로 만원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늦어지자

친구는 여종업원을 불러 호통을 쳤다.

무시를 당한 여종업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난 지금 그 친구의 무덤 앞에 서 있다.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이

불과 한 달 전이었는데

그는 이제 땅 속에 누워 있다.

그런데 그 10분 때문에 그토록 화를 내다니.

-막스 에르만(17세기 시인)